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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컨설팅/IPTV

IPTV의 성공. 아이들에게 물어보자

  

  최근 국내 굴지의 제조사에서 일하시는 책임자분과 토론을 하면서 IPTV에 대한 그분의 개인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분도 최근까지 관련된 부서의 책임자로서 몇 년간 IPTV나 홈네트워크 관련된 제품 개발을 진행해오면서 다음과 같은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첫째로 일단 거실에 있는 TV에 IP 케이블을 끌어오는 것부터가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랜을 써 보기도 하고 랜 케이블을 벽 사이로 둘레둘레 돌리기도 하는 등(옛날 집들은 어쩔수가 없다)의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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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는 역시 "수동"적인 사용자에 대한 의견이였다. 인기있는 몇몇 VOD를 제외하고 과연 어떤 서비스가 일반인들에게 "MUST USE"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겠냐는 것이다. 그분이 속한 회사 입장에서는 최소한 100만명 정도가 사용할 것 같은 서비스이어야만 관심이 있다는 의견이였다.

  이런 토론은 개인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IPTV에서의 Long Tail 컨텐츠 사업에 대한 대해서 그분이 의견을 말하면서 나온 내용이다.

  Long tail 컨텐츠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내 의견과 많이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IPTV사업 자체에 대한 그 분의 의견을 들은 후에  제조사 입장에서 저런 어려움도 있겠구라는 "현실"적인 얘기들을 듣고 조금은 나도 의기 소침해진 것이 사실이다.

  다음날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배경 상황으로  우리집은 식사를 할 때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바로 "식사 중에는 TV를 아무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잘 아시리라 생각된다. 왜나하면 녀석들이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면 주위가 산만해서 너무 늦게 먹거나 먹다가 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식사를 시작하면 무조건 보던 TV도 전원을 내린다.

  하지만 그날은 상황이 좀 달랐다.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식사를 먼저 마쳤고 우리 집의 악동 큰 아들 녀석만 식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 때 내가 우연히 TV를 보니까 "우리말 퀴즈" 프로그램이 하고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큰 아들 녀석은 식사를 하면서도 자기도 보겠다고 했지만 나는 "규칙을 지켜라"라면서 TV를 보지 못도하도록 했다.

    아들 : "그 퀴즈 프로그램 언제 끝나요"라고 질문했다.
   
    녀석은 프로그램이 언제 끝나는지 알아야 밥을 빨리 먹어야 하는지 파악하고 싶은 분위기였다. 한편 우리 집은 신문도 보지 않기때문에 특별히 TV 프로그램 가이드가 종이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냥

    아빠 : "몰라"
   
    라고 대답했다.
   
    아들 : "그러면 리모콘에 추가정보 버튼 눌러서 끝나는 시간을 보면 되잖아요?"
 
    순간 뭔소리?하다가 애 엄마 왈
 
    엄마 : "아니 컴퓨터 잘한다는 사람이 그것도 몰라요?"
 
 순간 나는 하나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 이 녀석에게는 TV에서 "부가정보"를 보는 것이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였다. 솔직히 나도 그 기능이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사용할 "생각"은 습관화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아니 습관화의 문제가 아니라 TV에 대한 "수동적인 사용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IPTV를 아마도 가장 잘 사용할 사람은 기성세대 이상이  아니라 바로 새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TV도 인터넷도 모두 "능동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에 무리가 없는 세대인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한다면 분명히 IPTV의 블루오션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산에서 퓨처워커가
http://www.futurewalker.co.kr
2007년 6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