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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당신은 회사에 무엇을 바라십니까?

  이럭저럭 사회 생활을 시작한지도 10년을 넘어선지도 꽤 된 것 같다. 그동안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내 스스로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 가끔씩 생각해본다.

  내가 벤처를 직접 운영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직장 생활을 다시 하며 상사와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일반적인 직장인들이라면 모두들 겪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 고민을 한다.

  내가 회사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 회사가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 싫은 이유는 무엇인가? 옮기고 싶다면 왜 그럴까? 계속 다니고 싶다면 왜 그럴까?

  벤처를 정리하고 난 뒤의 첫 직장은 다시 벤처를 다른 분과 함께 창업을 했다. 배워 먹은 도둑질이 그 짓이라고  벤처 사장님을 하셨던 분이 자금을 대고 내가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는 형태였으나 그래도 나는 직원이였다. 물론 직원이라봐야 4명으로 10평짜리 오피스텔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래도 직원을 40명까지 운영하던 나였지만 내가 기획한 아이템이였고 가능성 있는 아이템이였기때문에 열심히 했다. 하지만 같이 시작한 사장님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였다. 무엇보다도 나를 전혀 파트너로 인정해주지 않는 분이였다. 아마도 내가 아직은 직장인의 자세(?)를 재대로 몸에 익히지 못한 탓도 있었으리라. 결국 새로운 벤처의 사장과 나는 많은 의견 충돌때문에 결국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옮겼다. 그 후 그 회사는 오래 가지 않아서 결국 정리가 되었다.

  두번째 직장의 사장님은 내게 너무나도 잘 해주셨다. 하지만 2년을 다녔지만 회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중견기업에서 분사하여 중소기업이 되었고 다시 그 이상은 발전하지 못하고 회사에게 나는 점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즉 회사의 규모에 맞지 않게 나같은 너무 늙고 ?)  몸값만 비싼 사람을 쓰게 된 것이다. 그 회사는 좀 더 젊은 친구들로 운영되어야 하는 상황이였다. 그래서 나왔다.

그림 원본 : 만화가 은정수의 애니넷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번째 직장의 사장은 나와 안면이 있던 친구였다. 그 회사는 한참 성장하는 단계였고 그 다음해에 코스닥 상장을 바라보던 회사였다. 나는 성공하는 스토리에 동참하고 싶어서 그 회사로 이직했고, 그 회사도 성장하기위해 조직을 정비해야 하는 단계였었다. 하지만 들어가보니 회사의 사장은 그럴 그릇이 되지 못했다. 그 친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나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을 형편없는 사람들로만 평가하고 있었다. 그래가지고는 회사에 사람이 붙어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런 현실들을 전달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사장에게 이사와 팀장들에게 "권한 이임"을 해주고 "책임"도 분할해 줄것을 요구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그 회사도 조직이 있었고 팀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직원이 "팀원"이였고 사장 한사람이 "PM"이였다. 직원이 10명일때는 그 방식이 효율적이였겠지만 50명이 넘어가면 그런 방식이 비효율적이며 팀장이라는 직함이 붙은 사람들이 열심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깎아먹는 것인데도 그 친구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였다.

  다시 대기업을 들어왔다. 사회 생활의 시작을 대기업으로 해서 여러 중소기업을 거치다가 다시 들어왔다. 들어온 것도 참 행운이지만 돌이켜보면 참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든다. 회한이랄까? 이렇게 돌아올 것이면 왜 그리 먼 길을 돌아왔을까. 내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회사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일"하고 "존중"이다. 나는 내가 존중받을 수 있는 "일"이 있어서 현재의 회사에 다닌다. 다행이 내가 재미있어하고 남들보다 좀더 존중받을 수 있는 임베디드 관련 일들이 이 회사에는 다양한 형태로 있다.

  솔직히 전 직장의 몇몇 상사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참 힘들었다. 아마도 내가 기업을 운영했을때 나도 직원을 그리 대했으리라.

 
직원들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 그들의 능력도 존중하지 않고 그들의 "존재"를 존중하지 않는 그런 상사들을 나는 존중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존중"할 수 없는 상사와 같이 일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옮겼다.


   나에게 "회사에 무엇을 바라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나에 대한 "정당한 존중"을 바란다고 대답할 것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북한산 자락에서 퓨처워커가
http://www.futurewalker.co.kr
2007년 7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