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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생활

IT난상토론회가 즐거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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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르고 벼르던 IT 난상토론회를 4회에서야 참석할 수 있었다. 어제 2007년 10월 7일 회사에서도 모임이 있었고 마누라는 집에서 주말이니 자기랑 놀아주길 바랬지만 그 바람을 뿌리치고 나는 보라매공원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나는 요새 가끔 내 자신을 객관적인 제 3 자의 시각으로 투영해보는 때가 있다. 이는 일종의 마인드 콘트롤이라고나 할까? 그냥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가을 날씨도 너무나 푸르러서 정말이지 카메라나 들고 촬영을 나가지 않은 게 하늘에게 죄송할 정도인 날씨였다.

  이런 좋은 토요일 오후에 생뚱맞게 내가 왜 이런 모임에 가고 있는 걸까? 무엇을 바라면서? 그러면서 내 자신을 다독거렸다.

  "네 마음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정말 네가 이 모임을 가고 싶어하는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가? 네 직감을 믿어라. 그것만이 네 자신에 솔직해지는 길일 것이다."

  그래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나는 이 모임을 내가 오고 싶어서 신청했고 그리고 이렇게 신림역에서 20분을 걷고 있다.

  몇 년전인가 보라매 공원 근처의 KTH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이 지역이 너무 많이 바뀐 것인지 KTH 간판은 쉽게 내게 그 자태(?)를 보여주지 않았다. 하긴 나도 파란의 메일ID가 잠긴 지도 좀 오래됐으니 무심하기도 했지. 내가 관심이 없었으니 KTH인들 내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어. 여하튼 20분을 가을 날에 땀을 흘리며 파란 색을 찾아나였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은 아니였다는 걸, 회의실에서 도착하니 열심히 장소에 대한 걱정의 멘트를 하시는 류한석 님을 보고서 알게 되고 내심 안심(?)이 드는 건 나만 이였을 까? (내비 쓰는 걸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요새 내비를 단 뒤에는 지도를 자세히 보는 습관이 없어졌다. 역시 인간은 기술때문에 게을러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윽고 시작된 아이스브레이크 시간 그리고 이어진 조별 토론회. 돈 한푼 안내고 참석한 자리이니 진행이 미숙한 것 같아도 뭐 하나 불만을 쓸 수는 없고(아. 농담입니다.. 헐헐 이해하시죠~.. 까질해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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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된 아이스브레이크 시간은 역시 어색함의 물결이 우리 모두를 집어 삼킬듯이 밀려왔다. 아~ 이를 어쩝니까?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의 이 어색함이란. 앞에서 땀을 흘리시며 그 어색함의 얼음을 깨고자 노력하시는 류한석님을 보기는 것이 웬지 즐거워지는 건.

  이때 주어진 류한석님의 강력한 팁 하나.
 
  "강한 임팩트 있는 얘기를 한 가지씩 하자. 예를 들어 죽었다가 살아난 이야기 같은".

 이러한 강력한 팁은 다시 우리에게 팁이 아닌 하나의 강령이 되어 모든 이들이 한 가지씩은 죽었다가 살아난 얘기를 하게 되는 만행(?)이 저질러졌고 예상보다 길게 진행된 아이스브레이크는 우리에게 몰려온 어색함의 강물을 각자 이야기의 뜨거운 열기로 녹여 엎애버리게 되었습니다. 저도 개인 사업을 운영하다 생긴 빚을 개인 회생과 파산으로 정리한 가슴 아픈 경험과 나의 필명이 "퓨처워커"가 된 사연을 공개하며 작은 웃음의 크레모아를 터뜨리는 센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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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진행된 조별 진행에서는 블로그의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었다. 블로그의 미래, 수익 모델, 비지니스 블로그 그리고 우리 팀의 "엔터프라즈 2.0과 블로그"라는 주제들을 6~8명씩 모여서 얘기가 진행되었다.

  이런 난상토론회에서 사람을 만나서 즐거운 것은 왜 일까?  무슨 동창 친목 모임도 아니고 어디 노처녀 노총각들의 짝 찾기 모임도 아닐텐데. 내가 느끼는  것은 바로 "순수한 열정"이 아닐가 생각된다. 어떤 분야이든 초기의 매니아들은 그 열정이 순수하고 또한 정렬적이다. 집에 마누라의 원성을 뒤로 하고, 밤새 먹은 술기운을 그대로 갖고, 노트북을 가져와 마쳐야 하는 코딩을 하더라도 "그런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통이 그립고,

열정에 취하여

그런 사람과의 만남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P.S - Talk, Passion and People 이라고 하면 모 회사의 광고를 패러디하게 되나요?
 P.S -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스마트플레이스와 KTH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P.S - 뒷풀이의 갈비는 제가 좋아하는 메뉴인데 너무 얘기에 정신이 팔려 먹지도 못했습니다. 흑흑
 P.S - 할말이 아직 많은데, 오프라인 모임의 또 다른 재미는 역시 온라인으로만 만나던 파워플로그들에 대해 "이상세계"에서 자기만이 상상하던 이미지와 "실제"와의 비교가 홀홀.

북한산 자락에서 비를 맞으며 퓨처워커가
http://www.futurewalker.co.kr
2007년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