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앱스토어가 성공하자 전세계 모든 통신사들이 앱스토어를 하겠다고 합니다. 전 올 초부터 떠들어 왔습니다. 상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3rd Party와의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고.

이제 앱스토어 관련된 몇 가지 혼란스러운 오해들에 대해서 제 의견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통화료 과욕에 경종을 주어서

기존 국내 WIPI 기반의 통신사 컨텐츠 포탈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스스로가 "통신료 수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전세계 모든 통신사의 욕심이기도 했습니다. 즉 음성 통신 이외에 모든 데이타 통신에 대해서 "전송량"만큼 돈을 받겠다는 거죠. 

그러니 3000원짜리 게임을 하나 받으려고 해도 통신료를 1만원을 내야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참조기사) 물론 회사가 돈을 벌겠다는 게 욕심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과욕이 되면 문제가 되는 거죠. 내가 3000원 정도의 가치를 느끼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았는데 1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또 내야한다면 아예 13,000원짜리 하던가 했어야죠.

앱스토어가 풀어준 문제는 바로 통신사의 이런 "과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기 떄문입니다. 바로 아이폰에 WIFI를 내장해서 해결했고 또한 PC의 유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Westminster Abbey
Westminster Abbey by vgm8383 저작자 표시비영리

은총이 필요없는 모델이라서

왜 개방형 앱스토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 얘기는 반대로 기존 통신사의 컨텐츠 포탈이 폐쇄적이었기때문이겠죠. 

기존 WAP 기반의 컨텐츠 포탈을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비싼 데이타 통화료이기때문에 사용자는 빨리 빨리 컨텐츠를 선택해야 합니다. 느린 휴대폰에 키패트로 움직이면서 작은 글씨를 읽으려니 당연히 먼저 나오는 게임들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대형 마트 매장에서"좋은 위치의 매대"에 올려놓은 제품이 많이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얘기는 매장을 운영하는 담당자의 "은총"을 받아야 좋은 위치에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될 놈만 밀어준다"라는 "개인적인 과욕"이 생기게 됩니다. 

당연히 통신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료 게임"은 올라갈 수도 없습니다. 개인은 접수조차 받아주지 않을 수 밖에 없고 쓸만한 회사에게 "은총"을 주는 것이 담당자도 편합니다. 어짜피 괜찮은 게임은 그런 회사에서 나올거라 생각되기 때문이죠.

이런 통신사의 "비지니스 모델"을 통렬하게 바꾼 것이 애플 앱스토어입니다. 어플리케이션의 "품질"은 관리하지만 "그 출신"은 묻지 않았습니다. 그걸 공짜로 팔든지 말든지 업로드를 장려했고 비율은 "감성적으로 느끼기에"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7:3의 규칙을 일반화시키게 됩니다. 

かぐや姫       Kaguya hime
かぐや姫 Kaguya hime by colodi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래도 품질 관리는 필요합니다

그러면 기존에 앱스토어처럼 통신사의 은총도 필요없고 와이파이나 유선 인터넷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요? 있었습니다. 기존에 윈도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들은 이런 것들이 가능했습니다. 그럼 왜 아이폰만큼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여기에는 아이폰이 단일 기종이라는 상황에서 발생한 효과가 더 크지만 결국 "품질 관리"도 적지 않은 요소였습니다.

윈도모바일의 문제라기보다는 "상점"의 문제였죠.  미국에서도 유명한 한당고 같은 경우도 윈도모바일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폰처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어플리케이션 자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다운로드 받은 어플리케이션이 자기 휴대폰에서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는 거죠. 물론 이 문제도 그들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너무 많은 스마트폰 종류"가 있었으니 어느 개발사가 그걸 다 테스트할 수 있겠습니까.

앱스토어는 어쨋든 자기 제품에서 돌아갈 어플리케이션들에 대해서 꼼꼼하게 테스트하고 있고 심지어는 자기들의 이익이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은 것들은 "집으로" 보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말이 많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기존에 통신사나 제조사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품질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표어죠? 

iPhone Billboard
iPhone Billboard by Incase Designs 저작자 표시

시작부터 후보 고객이 5000만명 있어서

아이폰2G 초기 고객의 50%가 아이팟 고객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제는 아이튠스의 고객 수입니다. 2008년 3월에 아이튠스 고객DB에는 5000만명의 카드번호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참조기사)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의 수치입니다.

국내 SKT의 고객은 명명인가요? 아니 우리나라 전체 휴대폰 고객이 몇 명인가요? 5000만명이 안됩니다. 현재 아이튠스의 고객DB에는 1억명의 고객카드번호가 들어있습니다. 한마디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번의 클릭으로 어플리케이션을 구매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고객이 1억명이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총 판매량이 5천만대가 넘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시장을 넘어선 규모입니다. 

더욱 큰 것은 그 고객이 "하나의 시장"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WIPI 어플 하나 만들어서 몇 명에서 판매할 수 있나요? 과연 게임 하나 만들어서 국내 WIPI가 탑재된 모든 휴대폰에서 동작하는 것을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이 어플 개발사라면 어디에다 투자하시겠습니까? 한국 시장일까요? 아니면 아이폰 시장일까요? 
Weekend project
Weekend project by AMagill 저작자 표시

휴대폰에서 디버깅 해보셨나요?

물론 저는 제가 직접 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여년 전에 게임기에서 똑같은 짓을 해보았기때문에 별차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WIPI나 국내 일반 폰 OS에서 제공되는 에뮬레이터(이건 정확히 에뮬레이터라 부를 수도 없는 거죠. 사실 시뮬레이터죠. 참조) 기반으로 휴대폰 어플을 개발하신 분들을 저는 존경합니다. 얼마나 속이 터질까요? 상대적으로 윈도모바일이나  안드로이드의 그것이 진정한 에뮬레이터라고 할 수 있겠죠.

앱스토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앱스토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바로 개발도구입니다. 물론 저도 많이 써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예전부터 XCode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상 윈도모바일도 그렇지만 XCode는 이미 20여년동안 발전해온 개발도구입니다. 어디 듣보잡한 회사가 1~2년 뚝딱거려서 만든 제품들이 아닙니다. 안드로이드 개발도구들도 사실 리눅스의 과거 20여년의 역사속에서 발전한 것들을 잘 활용하고 있구요. 

이렇게 성숙한 개발도구하고 일반 휴대폰의 그것을 비교하면 벤츠와 자전거를 비교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제공하는 휴대폰은 아래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요? 

* 어플을 한번 테스트하면 우리가 제공한 모든 휴대폰 기종에서 동작하는 것을 보증한다.
* 한번 등록하면 전세계 80개국 통신사에서 별도 등록 절차 없이 판매 가능하다
* 과거에 팔린 기종도 쉽게 OS 업그레이드가 되어 최신 버전 OS로 어플을 개발해도 모두에게 판매된다.
* 대부분의 개발을 휴대폰 없이 PC에서 개발할 수 있다. 심지어는 성능 검증까지

앱스토어 10년은 갈 겁니다

물론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10년은 갈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몇 가지 추정을 생각해보죠. 

양키그룹 예상은 2013년에 미국에서만 4조이상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는 1억 6천만명이 될 거라 예상했습니다. 일단 저 예상을 보아도 미국에서 2013년에 아이폰 사용자가 갑자기 사라질 거라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현재의 북미 M/S만 보아도 20%가 넘는데 그 비율이 2013년에 30%로 는다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 예상에도 2015년까지는 최소한 30%의 비율은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갑자기 아이폰이 망하지 않는 한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없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나오는 예상들이 2013년에 4조시장에 30%라면 1조가 넘는 시장입니다. 북미 시장만 1조 시장이 있는데 과연 어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이 현재의 시장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밀물듯이 갈까요? 이미 2013년까지는 망할 것 같지 않죠?

왜 10년일까요? PS2는 1999년도에 출시해서 1억대가 넘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아직도 PS2 타이틀은 나오고 있습니다. 왜? 1억명의 후보 고객이 있기때문입니다. 저도 PS2를 갖고 있고 타이틀도 요새도 가끔 삽니다. 

Wii가 2006년 발표 후 현재 5000만대가 넘었습니다. 앞으로 10년은 갈 겁니다. Wii 2세대가 나와도 기존에 판매된 플랫폼이 있기때문에 타이틀은 계속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윈도 XP는 2001년도에 출시되었고 지금까지 전세계 대부분의 고객들이 아직도 X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10년차를 보고 있죠. 아마도 2~3년은 더 버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제 의견은 어떤 플랫폼이 최소한 5000만대가 되면 그 나름대로 "생태계"를 이루게 됩니다. 즉 알아서 먹고 사는거죠. 그 플랫폼이 주는 "본질적인 가치"를 계속 제공한다면 말이죠. 

모바일도 플랫폼 비지니스의 세상입니다.

이제 휴대폰을 팔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그냥 휴대폰을 예쁘게 만든다고 아이폰이 팔린 게 아닙니다. 애플빠들만 아이폰을 사는 것이 아니구요. 이미 아이폰은 훌륭하게 자기 생태계를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여러분의 휴대폰을 빨리 5000만대의 단일 시장을 만드십시요. 그러면 살아남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영원이 뒤쳐질 겁니다.

일 해야 하는데 딴짓하는 퓨처워커
2009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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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oem23.com BlogIcon 학주니 2009.09.28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국내의 경우 시장 자체가 작으니까요.. -.-;
    로컬에서만 쓸 수 있는 앱스토어를 만든다면 과연 얼마나 성장할지.. -.-;

    • Favicon of https://futurewalker.tistory.com BlogIcon 퓨처 워커 2009.10.01 1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게 걱정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국내 시장도 제대로만 커지다면 적지 않은 시장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만도 그리 적지 않은 시장이니까요.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nkimchi BlogIcon 엔김치 2009.09.28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시기의 다음 차니님이 반대의견 올리신게 있어, 글 주소 올립니다. http://blog.creation.net/397

  3. Favicon of http://www.vcnc.co.kr BlogIcon 박재욱.VC. 2009.10.14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와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다음 글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퓨처워커님이 먼저 올려주셨군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이 작은 국내 시장 안에서 언제까지 단물을 빨아먹으려는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장기적인 안목이나 서비스의 핵심을 따라 세계적인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겉모습만 유사하게 흉내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도움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