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부족한 S/W 개발 인력과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 인문학과 출신의 졸업생을 뽑아서 960시간의 교육 이후에 현업에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참고)

나는 이런 사실에 두 가지 포인트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나는 왜 그것이 인문학과 출신의 졸업생을 뽑는 것이 기사화될만큼 중요한 일인지를 모르겠고, 다른 하나는 현업에 투입 가능한 S/W개발자가 6개월만에 육성되는지가 의심스럽다. 

사실 이런 현상은 음모론을 기반으로 하면 정치적인 압력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나는 여기서 삼성전자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도 아니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가 궁금한 것이다.

인문학도가 개발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 유명한 프로그래머중에 상당수는 인문학도였다. 사실 그 시절에는 전산학과 출신 자체가 많지 않았다. 한글과컴퓨터 출신으로 개발자 사이에서는 유명한 정내권씨는 대학은 커녕 독학만으로 컴퓨터 공부를 하고 아래아한글 윈도우 버전을 개발한 분이다. 한때 유명한 프로그래머이기도 했던 안철수씨는 심지어 의학박사이다. 

그렇지만 삼성 블로그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문학도이기때문에 융합형 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는 마치 공학도 프로그래머는 융합형 인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가 느껴진다. 안철수씨가 의학박사이기때문에 융합형 인재라서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아는 천재 프로그래머가 인문학 출신이기때문에 융합형 인재라서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그냥 훌륭한 탤런트를 타고 난 프로그래머일 뿐이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대학에서 전산학과가 줄어들고 있다. 이유는 전산학과 지망생이 줄어들고 있기때문이다. 근본적인 이유를 해결하지 않고, 삼성전자가 학원을 만들어서 6개월동안 S/W개발자를 육성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이버도 얼마나 IT 생태계에 개발자가 없으면 자체적으로 NEXT라는 대학을 만들어서 2년동안 무료로 개발자를 육성하려고 할까. 차라리 그 시간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난 아래의 NEXT의 학장의 의견을 지지한다.

"똑똑해야 됩니다. 탄탄한 이론적 기초는 물론이고 빠른 현장 적응 능력을 담보하는 실무 능력도 필수죠.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치열함과 창의성, 새로운 내용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성실함을 갖춘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김평철, NEXT 학장 

내가 믿는 것은 프로그래머는 지식만을 머리속에 집어넣는다고 되는 직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스킬만을 훈련한다고 되는 직업도 아니다. 전반적인 지식과 수많은 개발도구에 대해 스킬의 훈련과 프로젝트의 경험이 필요하다. 심지어 스킬과 지식은 어느 정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뽑는 교육생이 천재가 아니라면 말이다.

 내가 안타까운 건 S/W개발자가 단기간에 육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이다. 우리는 검사와 변호사를 6개월만에 학원에서 육성하지 않는다. 의사는 자그마치 6년에 걸쳐서 이론과 스킬과 "현실에서의 프로젝트"를 거쳐서 시장에 내보낸다. 대학교수는 또한 어떠한가. 내가 믿는 것은 검사와 변호사와 의사만큼이나 S/W 개발자가 세상에서 중요한 일을 한다고 인정한다면 그들을 6개월만에 육성할거라고 생각하지은 않을거라는 점이다. 

내가 아는 한 미국 경제를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창조 경제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검사와 변호사와 의사는 아니다. 그들은 세상을 혁신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안전하고 유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개발자는 세상을 바꾸고 혁신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10년전까지는 빌 게이츠가 그랬고, 대학원생 프로그래머였던 마크 앤드리슨이 인터넷을 바꾸었고, 지금은 페이팔을 만들었던 엘론 머스크가 전기 자동차를 만들며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혁신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발자의 괴짜스러운 실험을 응원하지 않는다. 세상은 괴짜가 혁신을 만들지만 확산되지 않은 혁신은 익숙하지 않는 불편함일 뿐이다. 왜 개발자가 되려하지 않는가? 개발자로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지속적으로 수입을 만들 수 있거나 또는 젋어서 열심히 일하면 평생 먹고 살수 있을만큼의 큰 돈을 벌 수 있다면 개발자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금의 청소년이 꿈이 연예인이거나 공무원이거나 대기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예의 이유일 것이다. 

굳이 삼성전자가 학원을 운영하는 대신 매년 스타트업을 10개씩 인수해서 100억원대의 부자가 개발자 출신에서 나온다면?  인문계를 위한 학원 운영비로 200명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대략 200억원이라면 그 돈을 스타트업을 인수한다면 시장에 개발자가 넘쳐나지 않을까? 우린 모두 단기적인 대응만을 생각하지 중장기적인 것은 기대리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 경제가 추적자 경쟁 모델에서 창조 경제 모델로 바뀌여야할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가 아닐까. 

안따까움에 간만에 달려보는 퓨처워커 블로거

2013년 10월 3일 개천절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