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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자료

소셜 플랫폼 기반의 통신사 전략 예시


국내 통신사의 사내보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 플랫폼 전략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사례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 플랫폼 기반으로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예시로 제시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Milan Train Station at Midnight
Milan Train Station at Midnight by Stuck in Custom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서비스 플랫폼 전략의 현황과 소셜 플랫폼 기반의 통신사 전략 예시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 시장의 화두입니다. 단말 플랫폼은 이미 오픈소스가 대세인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독자적인 단말 플랫폼을 만들어서 경쟁력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오늘은 주로 서비스 플랫폼 전략이 왜 중요한지, 그러한 서비스 플랫폼 중에서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 플랫폼에 대한 Global Player들의 상황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비스 플랫폼 전략이란

우린 이미 많은 플랫폼을 경험해 왔습니다. PC에서는 윈도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한지 이미 오래이지만 최근에는 웹브라우저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하며 윈도 플랫폼의 중요성이 낮아지게 하고 있습니다. 향후의 서비스 플랫폼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PC 플랫폼의 과거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ome Office - My Desk
Home Office - My Desk by fensterbme 저작자 표시비영리

윈도 플랫폼의 사업 모델은 단순했습니다. 윈도의 킬러앱인 “MS오피스”를 플랫폼에 독점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플랫폼의 판매를 확대하고 다시 그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외부 개발사들의 앱이 개발될 수 있도록 플랫폼SDK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와 윈도 플랫폼 모두에서 과거 10년 넘게 고수익을 창출해오고 있습니다.

이슈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윈도 플랫폼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과 서버 운영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대부분의 중요한 기능은 클라우드에서 동작하고 PC에서는 웹브라우저만 동작하면 웬만한 서비스가 제공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의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PC에서 혼자 동작하는 앱(예: MS오피스)이 아닌 "서로 연결된 형태의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혼자 하는 "테트리스"보다 같이 하는 "테트리스"가 더 재미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집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회사에서도 또한 이동 중에 노트북에서도 편집하고 싶습니다. 또한 노트북을 들고 다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동성"과 "연결성"이라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필요한 "클라우드"와 "네트워크"가 현실적인 가격으로 저렴해졌고 또한 중요해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것을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앞의 예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라고 하고 다른 예는 "인터넷 문서 편집기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용어도 있지만 간단하게 "서비스"라고 부르면 그것을 만드는 플랫폼이 있을 겁니다. 이런 것들을 이제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PC에서는 MS가 SDK를 제공해서 다른 회사들이 다양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했습니다. 이러한 앱은 다시 윈도 플랫폼의 경쟁력을 만들어주고 플랫폼 자체의 판매를 배가시켰습니다. 결국 윈도가 시장을 장악한 뒤에는 리눅스 같은 후발 플랫폼은 비슷한 수준으로 앱 경쟁력을 만들지 못해서 일반 고객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게 됐습니다.

An Evening at Kuala Lumpur
An Evening at Kuala Lumpur by Storm Cryp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이제 클라우드 시대에서 "서비스 플랫폼 전략"으로 유사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킬러 앱 성격의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해 고객을 모으고, 그 고객 기반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Open API로 개방하여 “개방형 플랫폼”으로 만듭니다. 이는 기존의 서비스만을 제공하던 인터넷 비지니스와는 전략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의 모든 기능은 내부에서 개발했습니다. 이는 품질은 좋을지 모르지만 서비스의 발전 속도와 아이디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기존의 접근이 Closed Innovation이라면 새로운 접근은 Open Innovation이 부를 수 있습니다. 즉 “개방형 플랫폼 전략”의 핵심 가치는 바로 이러한 “Open Innovation”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Facebook의 플랫폼 전략

이런 전략의 좋은 사례가 바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Facebook과 Twitter입니다. Facebook의 시작은 국내 싸이월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단순한 인맥서비스였습니다. 시작은 단지 대학교 친구끼리 일상사를 공유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고객 기반이 확보되자 Facebook은 그들의 고객기반을 다른 회사가 활용해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합니다. 그것이 바로 "F8"이라 부르는 Faecbook의 서비스 플랫폼 전략입니다. 이러한 개방적인 접근이 한때 전세계 1위의 SNS 업체였던 MySpace를 누르고 Facebook을 지금의 모습으로 성공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현재 Facebook 사용자 트래픽의 50%는 외부 개발사가 제공하는 소셜 게임서비스입니다. 이는 결코 Facebook이 만들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Facebook의 기본적인 서비스 플랫폼 전략은 조금은 In-Bound 성격이 강했습니다.  기존의 Yahoo나 네이버 같은 포탈이 모든 서비스를 자신들의 이름으로 제공하는 것과 모습은 비슷하지만 실제로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외부 개발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하도록 고객 플랫폼(소위 Social Graph)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객은 Facebook을 떠날 필요가 없이 외부 개발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Facebook홈페이지 안에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기존의 포탈과 구글의 중간 형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Twitter의 플랫폼 전략

Twitter는 비슷하지만 Facebook보다 더욱 개방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Twitter는 서비스의 자체가 Facebook에 비해서 개방적이며 따라서 인맥 관계 자체도 개방형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시작 개념 자체가 "Microblog"이기 때문에 "상호배타적인 관계"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단지 "나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란 “느슨한 관계”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런 서비스 성격과 맞물려 플랫폼 전략도 더욱 개방적으로 Twitter는 자신들의 모든 데이타를 개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Twitter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기능적으로는 열악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수많은 외부 개발사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핵심 서비스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방한다"라는 "서비스 플랫폼 전략"의 궁극의 사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Twitter의 외부 개발사 서비스는 굳이 Twitter 홈페이지 안에서 동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은 자신들이 원하는 외부 서비스에서 Twitter의 원래 ID로 가입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Twitter 플랫폼을 이용하면 사실상 Twitter의 경쟁 서비스를 손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사례는 국내 이찬진 대표가 만든 twtkr.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twtkr.com을 사용하면 고객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굳이 twitter.com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twtkr.com이 발생하는 수익을 Twitter와 나눌 필요도 없습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by laverrue 저작자 표시

서비스 플랫폼 전략의 수익 모델

서비스 플랫폼 전략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다양한 수익모델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구글, Facebook,  Twitter이지만 모두 이들의 주요 수익 모델은 광고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Facebook의 경우 광고 이외에도 소셜 게임 업체의 "아이템" 판매를 위한 "가상 화폐" 플랫폼 수수료가 최근 성장하고 있는 수익 모델입니다. 사실 이것도 우리나라 게임 업계에서 벤치마킹 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서비스 플랫폼은 대부분 PaaS(Platform As a Service)로 제공되기 때문에 인프라 서비스 자체를 판매하는 IaaS(Infra As a Service)처럼 사용량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제공하는 플랫폼 자체가 수수료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솔루션(광고, 가상 화폐, 과금)을 제공해야만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의미에서의 PaaS와의 차이점은 역시 “고객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PaaS가 기술적인 의미에서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정의라면 필자가 생각하는 “서비스 플랫폼”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고객 기반”과 “수익 모델”을 제공하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서비스 플랫폼 투자 현황

이런 정의에서 애플은 단순한 제조사에서 아이튠스라는 킬러 서비스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서비스 플랫폼화한 것이 바로 “앱스토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애플의 경쟁력은 “앱스토어” 자체가 아니라 아이튠스를 통해서 확보한 “고객 기반”과 고객의 “카드 데이터베이스”에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의 “앱스토어”는 당연히 외부 개발사에게 매력적인 서비스 플랫폼이고 따라서 다양한 앱들이 개발되었지만, 이어지는 치열한 개발사끼리의 경쟁으로 그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자 이제 무료 앱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광고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고 또한 “가입자 모델”이나 “부분 판매”가 가능하도록 아이튠스 플래폼의 과금 모델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공개한 “게임센터”도 외부 개발사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소셜 플랫폼에 대한 투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공 요소는 “장기적인 시각과 에코시스템 신뢰 확보”

우리도 “플랫폼” 사업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런 “개방적인” 접근은 익숙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에코시스템의 경쟁력"을 만든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과거 우리의 접근은 "투명하지 않은 폐쇄형 에코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플랫폼 운영사는 외부 개발사 입장에서 보면 “신뢰할 수 없는 갑”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1~2년 주기로 변하는 플랫폼 전략을 보면서 그것을 믿고 플랫폼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언제 그 플랫폼을 버릴 지 모르기 때문이고 그나마 지속된 것이 WIPI지만 최근까지도 그렇지 않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통신사 또한 이러한 과거의 사례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서비스 플랫폼 전략이 어려운 진짜 이유

서비스 플랫폼의 경쟁력은 “서비스”에 있고 “플랫폼의 규모”에 있습니다. 이제 그러한 “규모”의 경쟁은 우리나라 경계만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YouTube가 최근 국내 UCC분야에서도 1위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이는 소위 플랫폼의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플랫폼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Global 경쟁력을 확보한 “서비스”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결국 뒤지기 때문입니다. 노키아의 Ovi 플랫폼이 경쟁력이 약한 이유가 그것이고 YouTube 또 다른 사례일 것입니다.

결국 핵심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그것만으로 “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그 서비스가 “플랫폼”화 되어서 외부 개발사가 먹고 살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플랫폼 제공사는 그 “서비스 플랫폼”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서비스”가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외부 개발사에게 “고객 기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T Store”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지만 “T Map”이 과연 서비스 플랫폼으로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통신사 관점에서 과연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 전략을 “수비 전략”으로 사용할 지 “공격 전략”으로 사용할 지는 커다른 결정입니다. 분명한 건 서비스 플랫폼의 수익 모델 중에 “네트워크” 비용이 있다는 것은 기본적인 “수비”를 위한 “Cash Cow”라는 점이 그나마 유리한 면입니다.

Bodiam Castle, East Sussex, England, 11 October 2005
Bodiam Castle, East Sussex, England, 11 October 2005 by PhillipC 저작자 표시

예로서 “수비” 전략이라면 소셜 플랫폼 전략의 핵심이 되는 킬러 서비스를 굳이 직접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가지고 서비스나 플랫폼 솔루션들을 적극적으로 개방해서 독립 개발사들이 좀 더 다양한 Mash-up을 만들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입니다. 위의 예에서 “트위터”에 가까운 접근입니다. 통신사의 핵심 경쟁력은 “과금”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모든 것은 외부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는 일입니다. 통신사가 투자해야 할 분야는 “어플리케이션” 수준이 아닌 좀 더 “과금인프라”에 가까운 것(예: T Store)에만 투자하고 이를 PaaS화 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기존에 SK컴즈가 갖고 있는 네이트온이나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를 활용해야 하겠지만 의미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들려면 보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Facebook이나 Twitter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Freedom!" (with Brickarm's Claymores) by floodllama 저작자 표시

보다 “공격”적인 전략이라면 “서비스의 독점성”과 “고객 기반 규모”을 키우는 것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다음 세대의 “싸이월드”를 인수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든다면 “카카오톡” 같은 규모의 작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모바일에서는 이미 PC용 메신저의 인기도는 줄고 있습니다. WhatsApp이나 BBM이 성공하는 이유가 Free SMS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신사 입장에서는 아픔이지만, 이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한 변화의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수익을 지키려고 하지 말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든다면 차라리Facebook과 국내/일본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합작사를 만들어 동양권을 위한 “Facebook phone”을 만드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전략적 파트너나 M&A한 회사의 “독점적인 소셜 서비스”를 통해서 독점적인 고객 기반을 만들고, 국내 규모를 넘어서 아시아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한류 연예인 인맥”을 공급할 회사의 참여를 유도하여 최소한 1억 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면, 특정 지역에 한정적이나 독자적인 에코시스템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국 시장만을 위한 Android인 OPhone/OMS가 바로 한 예입니다.

쉽지 않지만 가야할 길

결국 소셜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전략이란 그리 쉽지 않은 분인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통신사가 갖고 있는 최대의 장점인 “과금플랫폼”과 자기 파괴를 감수하는 개방적인 마인드로 비즈니스를 진행해 개방형 에코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퓨처워커의 슬픔을 되뇌이며
http://futurewalker.kr
2010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