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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컨설팅/Mobile

WIPI 없는 블랙베리 허용, 스마트폰의 기준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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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SKT가 블랙베리를 도입하면서 "WIPI" 제외가 허용되었다고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쓸만한 단말기가 도입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어서 단말기 자체에 대한 얘기는 별도로 포스트를 하겠지만 일단 "WIPI" 얘기부터 좀 해야겠다.

  개인적인 예측은 SKT의 블랙베리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WIPI" 문제라고 생각했다.

  RIM 정도 되는 회사가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사업자 플랫폼인 WIPI를 탑재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한 SKT는 반대로 이메일 단말기를 위해 자신들의 컨텐츠 플랫폼인 WIPI를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더군다나 RIM사는 "QWERTY" 키보드를 포기한 제품을 출시한 적도, 출시하기도 어려운 회사이기 때문에, 블랙베리는 대부분 LCD 크기가 2.7인치 이하일 수밖에 없다.
  (참고: 블랙베리 분석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플랫폼인 비지니스폰 전략의 소개)

  결과적으로 블랙베리가 WIPI 탑재 예외 기준인 "스마트폰" LCD 크기인 2.7인치보다 작기때문에, 제품을 새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 WIPI없이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좋게 틀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 좀 까칠하게 따져보고 싶다.

  그렇게 WIPI 탑재의 판단 기준이던 "스마트폰"의 기준이 무엇인지?

  기존의 정부 주장대로 LCD 크기를 기준했기 때문에 삼성 블랙잭에도 아무도 쓰지 않는 WIPI를 탑재했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SKT-KTF, 삼성전자 '블랙잭' 출시" 라는 아이뉴스24 기사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블랙잭은 올해 초 KTF가 위피(WIPI)를 탑재하지 않은 채 출시하려다 정부의 "스마트폰도 위피 탑재 의무화 대상"이라는 방침이 정해지면서 무산됐다. 이후 SK텔레콤이 블랙잭에 위피를 탑재해 출시키로 하면서 KTF도 같은 방식으로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제 블랙잭과 너무도 유사한 제품인 블랙베리는 WIPI 탑재 의무를 해제시켜주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마술이란 말인가? 두 제품 모두 같은 용도의 비지니스폰으로 같은 기능을 탑재했는데 하나는 되고 하나는 안된다. 이걸 누가 객관적인 기준이라 생각하겠는가?

  이번 WIPI 탑재 예외 허용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의견을 아래 서울경제신문의 기사에서 확인해보자.
이와 관련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블랙베리가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인트라넷을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 수입을 허용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외국 기업이 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측의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점도 이번 조치가 이뤄진 한 요인"이라며 "사실 위피탑재 의무화에 대해 자체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는 PDA가 아닌 '아이폰'과 같은 일반 휴대폰에 대한 제한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대로라면 블랙베리가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대신 기업의 인트라넷을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해서 허용해주었다고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누가 설명 좀 바란다.

  블랙베리가 무선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무선인터넷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업의 인트라넷만을 사용한다? 이게 기술적으로 가능한 얘기인가?

  상세하게 해석하면 블랙베리의 이메일 서비스는 기업에서 무선랜으로만 제공되기때문에 이통사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내용이다. 블랙베리는 회사 밖에서 이통사의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받으려고 구매하는 제품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가?

  설사 다르게 해석해서 블랙베리가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포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석해보자. 그럼 삼성의 블랙잭도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포탈"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WIPI를 탑재하지 않아도 되는건가? 그 얘기대로라면 "아이폰"도 전혀 예외가 가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Apple이 뭐하러 국내 통신사의 WAP 포탈 접근하는 걸 좋아하겠는가. 당연히 아이폰도 도입된다면 똑같이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포탈"을 접근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아이폰"에도 WIPI를 탑재할 의무는 마찬가지로 없다.

  더 황당한 내용을 아래에서 읽어보자.

  "하지만 지경부는 PDA가 아닌 '아이폰'과 같은 일반 휴대폰에 대한 제한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게 정말 지경부의 의견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다시 해석하면 "블랙베리"는 PDA이기때문에 제한이 없고 "아이폰"은 일반 휴대폰이기때문에 WIPI 탑재 의무가 발생한다는 뜻인가? 즉 "블랙베리"는 PDA 즉 스마트폰이고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여러분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지경부의 PDA의 기준은 무엇인가. MS의 Windows Mobile을 탑재하면 PDA이고 Apple의 Mac OS X Mobile 버전을 탑재하면 PDA가 아닌가? 그럼 Nokia의 Symbian OS를 탑재한 휴대폰들은 PDA폰인가 그냥 일반 휴대폰인가?

 도대체 "스마트폰"의 정의가 무엇인가?


  저번 KAIST 미디어 수업 강의 시간에도 얘기했지만 더 이상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란 단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참조:
  퓨처워커의 휴대폰 시장 세분화와 삼성전자의 카테고리 전략의 비교
  http://en.wikipedia.org/wiki/Smartphone
 
From Wikipedia

  There is no agreement in the industry about what a smartphone actually is and definitions have changed over time.[6]
  따라서 정확한 기준도 없는 "스마트폰"이란 단어로 "WIPI" 탑재 의무를 그때 그때 마음대로 적용하는 일은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다시 정부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

 1. WIPI 탑재는 "스마트폰"에서 대해서 예외가 가능한가?
 2. 만약 그렇다면 그 "스마트폰"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제는 LCD크기도 아닌가?

이상한 얘기 듣고 아드레날린이 샘 솟는 퓨처워커
http://futurewalker.kr
2008년 5월 13일

정부, 스마트폰 도입 허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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